호주야구리그(ABL) 개막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인 선수들로만 구성된 질롱 코리아가 일곱 번째 구단으로 합류한 가운데, ABL은 오는 15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3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ABL은 총 8개 팀(호주 7팀, 뉴질랜드 1팀)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까지 호주 내 6개 팀으로 운영됐지만, 이번 시즌부터 질롱 코리아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투아타라가 가세하면서 8팀으로 늘었다.
8개 팀은 사우스-웨스트 디비전(남서리그)와 노스-이스트 디비전(북동리그)으로 나뉘어 약 두 달 간 리그 경기를 치른다. 남서리그에는 질롱코리아와 애들레이드 바이트, 멜버른 에이시스, 퍼스 히트가 포진해 있고, 북동리그에는 일본-대만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오클랜드 투아타라를 비롯, 브리즈번 밴디츠와 캔버라 캐벌리, 시드니 블루삭스가 있다.
◆ 정규리그 4연전 후 3~4일 휴식, 질롱 코리아는 4일 4경기만
리그 경기는 총 120경기(팀당 40경기)로 펼쳐지며, 대부분 목~일 4연전 후 휴식 3일 형식으로 치러진다. 하지만 토요일에 더블헤더로 진행하는 경기도 있다. 다만 질롱 코리아만은 4일 4경기 원칙을 고수한다. 같은 디비전에 있는 팀들은 홈과 원정을 번갈아가며 8경기를 치르고, 디비전 간 교류 경기는 홈과 원정 중 둘 중 하나만 4경기를 치른다.
플레이오프는 1월 23일부터 시작된다. 디비전 1,2위들이 기본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참가하고, 디비전 준우승팀 중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이 와일드카드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디비전 3위 팀 중 성적이 더 좋은 팀이 와일드카드 기회가 주어진다. 와일드카드는 단판승, 준결승과 결승은 3판 2선승제로 치러진다.
◆ MLB-NPB 유망주들 집합소, 수준은 KBO 1.5군급
ABL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리그다. MLB가 야구 시장 확대를 위해 리그 운영비의 75%를 지원한다. 그렇기에 MLB의 유망주들이 겨울 동안 실력을 다지기 위해 ABL을 찾는다. 현재 뉴욕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디디 그레고리우스는 10-11시즌 ABL 골든 글러브 출신이고, 최지만 역시 마이너리거 시절이었던 12-13시즌 ABL에서 몸을 만든 바 있다.
MLB 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야구(NPB)의 관심도 높다. 세이부 라이온스는 지난 시즌 멜버른 에이시스에 위탁 계약 형식으로 유망주들을 보내 경험을 쌓게 하기도 했다. KBO리그와는 정식 인연은 없지만 과거 임경완, 이혜천 등이 커리어 막판 ABL 경험을 한 바 있으며, 고창성은 2017년 ABL 경험한 후 KT위즈에 재취업한 바 있다.
도미니카,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와 같은 일종의 팜(farm)리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ABL 경험이 있는 구대성 질롱 코리아 감독이 “ABL 선수들의 기량이 이전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 KBO 1.5군급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수준도 낮지도 않다. 실력 있는 유망주들이 몰리는 만큼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 겨울에도 야구보자! ABL이 제시할 새 패러다임
ABL과 질롱 코리아는 한국 야구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전망이다. 우선 겨우내 펼쳐지는 ABL은 KBO리그 비시즌(스토브리그)과 시기가 맞물린다. 한국시리즈가 최대 13일에 마무리 짓는 가운데, ABL은 15일에 개막한다. 국내팬들이 KBO리그 경기가 없는 겨울에도 야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또한 국내 선수들에게도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MLB와 NPB에서 유망주를 보내듯이, ABL이 국내에 잘 정착된다면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비시즌 동안 실전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고 몸을 만드는 데 ABL과 질롱 코리아가 기회의 장을 열어줄 수 있다.
한편, 한국인 선수들로만 구성돼 이번 시즌 처음으로 ABL에 합류한 질롱 코리아는 호주 빅토리아주에 위치한 질롱(Geelong)을 연고지로 질롱 베이스볼 센터를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오는 15일 시드니 블루삭스와 원정 4연전을 시작으로 세 달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STN스포츠 윤승재 기자 unigun89@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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